공지는 작업 보고서가 아니라 길 안내입니다
사이트나 서비스의 메뉴를 손본 뒤 올리는 공지는 흔히 담당자가 한 일을 정리하는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전체적으로 개선했습니다"라는 문장은 작업을 마쳤다는 사실은 알려 주지만, 이전에 쓰던 경로를 기억하는 이용자가 어디를 눌러야 하는지는 알려 주지 않습니다. 공지를 읽는 사람이 얻고 싶은 것은 개편의 취지가 아니라 지금 눌러야 할 메뉴의 이름과 위치입니다.
그래서 공지를 쓰기 전에 읽는 사람이 어떤 상태인지부터 생각합니다. 예전 화면에 익숙한 이용자는 늘 누르던 자리에 항목이 없어서 당황한 채 공지를 열 가능성이 큽니다. 처음 방문한 이용자는 예전 구조 자체를 모르므로 변경 내용보다 현재 구조만 읽어도 목적지에 닿을 수 있어야 합니다. 두 부류 모두에게 통하는 공통점은 현재 경로가 문장의 맨 앞에 있다는 것입니다.
바뀐 항목은 이전 이름, 현재 이름, 위치로 나눕니다
변경 내용을 한 덩어리로 묶으면 무엇이 달라졌는지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항목마다 이전에 부르던 이름, 현재 화면에 표시되는 이름, 그리고 찾을 수 있는 위치를 짝지어 적으면 읽는 사람이 자신이 찾던 항목에 해당하는 줄만 골라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름만 바뀐 경우와 위치가 옮겨진 경우, 기능이 새로 생긴 경우는 서로 다른 유형이므로 구분해서 표시합니다.
여기서 지켜야 할 것은 실제 화면에서 확인되는 사실만 적는다는 원칙입니다. 준비 중인 기능을 이미 제공하는 것처럼 쓰거나, 아직 연결되지 않은 메뉴를 안내하면 이용자는 존재하지 않는 길을 찾느라 시간을 씁니다. 내부 작업에서 쓰던 용어도 화면에 보이는 메뉴 이름으로 바꿔 적어야 합니다. 개발 과정의 명칭은 이용자가 화면에서 마주칠 일이 없으므로 공지에 들어갈 이유가 없습니다.
날짜와 이전 안내문의 정합성을 확인합니다
공지에는 변경이 적용된 날짜를 함께 적습니다. 날짜가 있어야 이전 안내와 현재 안내가 어긋날 때 어느 쪽이 최신인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과거 공지나 도움말에 "상단 메뉴의 세 번째 항목"처럼 위치로만 설명한 문장이 남아 있다면 구조가 바뀐 지금은 틀린 안내가 됩니다. 개편 직후에는 기존 글에서 메뉴를 언급한 부분이 있는지 검색해 한꺼번에 고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또 하나 놓치기 쉬운 부분은 오래된 주소입니다. 이용자가 즐겨찾기에 저장했거나 외부 글에 남아 있는 예전 주소를 열었을 때 새 메뉴로 안내되는지, 아니면 찾을 수 없다는 화면이 나오는지 직접 시험합니다. 공지 한 편이 정확해도 연결된 주소가 끊어져 있으면 이용자는 다시 길을 잃습니다.
화면 종류별로 경로를 따로 확인합니다
모바일과 컴퓨터 화면은 메뉴가 접히는 방식이나 순서가 달라서 같은 항목이라도 찾는 길이 다를 수 있습니다. 공지에 하나의 경로만 적어 두면 다른 기기를 쓰는 이용자는 설명과 화면이 맞지 않는다고 느낍니다. 기기마다 어디에서 찾는지를 각각 적거나, 두 화면에서 공통으로 쓰이는 표현을 고르는 편이 안전합니다.
화면 캡처를 곁들이는 경우에는 이미지에만 경로를 의존하지 않습니다. 이미지는 다음 개편에서 쉽게 낡고, 글자를 읽어 주는 도구를 쓰는 이용자나 이미지가 느리게 열리는 환경에서는 내용이 전달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메뉴 이름과 위치는 반드시 본문 글자로도 남기고, 이미지는 보조 수단으로만 둡니다.
공지를 낸 뒤 문의가 이어질 때 살펴볼 것
공지를 올렸는데도 같은 문의가 반복된다면 설명을 더 길게 쓰는 것이 답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먼저 공지가 이용자가 보는 자리에 놓여 있는지, 현재 메뉴의 이름이 내용을 짐작하게 하는지, 항목이 눈에 띄는 위치에 있는지를 점검합니다. 길찾기의 어려움이 공지의 문장보다 메뉴 자체의 이름과 배치에서 비롯되는 일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변경 이력은 과거와 현재를 이어 주는 다리이지만, 최종 목적은 이용자가 현재 화면에서 필요한 페이지에 도착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력이 길어질수록 현재 경로가 문장 뒤쪽으로 밀려나므로, 오래된 변경은 별도 기록으로 옮기고 공개 공지에는 지금 필요한 내용만 남깁니다. 실무에서는 공지를 올리기 전에 처음 방문한 사람의 입장에서 한 번 따라 눌러 보고, 길을 잃는 지점이 없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두면 좋습니다.
개편 전에 미리 준비해 두면 좋은 확인 순서
공지는 개편이 끝난 뒤에 쓰기보다 개편 계획 단계에서 초안을 만들어 두는 편이 실수가 적습니다. 바뀔 항목의 목록을 작성하면서 이전 이름과 현재 이름, 새 위치를 한 줄씩 적어 두면 개편 당일에 빠뜨리는 항목이 줄어듭니다. 이 목록은 그대로 공지의 뼈대가 되고, 고객 문의를 받는 담당자에게도 같은 기준으로 설명할 수 있는 자료가 됩니다.
개편이 끝난 직후에는 목록을 들고 실제 화면에서 항목을 하나씩 눌러 봅니다. 문서에 적힌 위치와 화면의 위치가 일치하는지, 이름이 오탈자 없이 표시되는지, 이전 주소가 새 화면으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합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공지의 문장이 실제 화면과 어긋나는 상황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습니다.